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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어떤 세그먼트가 이렇게 촘촘했을까. SUV의 인기가 선풍적이긴 한 듯 싶다. 쏘울과 니로를 합친다면, 현대기아차의 소형 SUV 라인업은 6종에 이르렀다.
현대차는 이 차를 ‘혼라이프 SUV'라 정의했다. 코나를 소형 SUV라고 부르는데, 코나보다 작으니 뭐라 딱 짚기도 어려웠을 터다.
이날 발표회에선 ‘엔트리’라는 단어 보단, ‘혼라이프’, ‘가심비’, ‘나만의’ 라는 단어들이 난무했다. 이 시장의 수요는 어디까지일까. 나오는 족족 팔려나가니, 감도 안온다. 사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과연 차를 살까 하는 근본적 의문이 드는게 사실이다.
베뉴의 외관 디자인은 팰리세이드를 닮았다. 전면부의 캐스캐이딩 그릴도, 컴포지트 타입의 헤드램프도 그렇다. 그릴의 패턴도 짐짓 팰리세이드를 연상케 한다.
코나보다 작은 차체를 가졌지만, 잔뜩 각이 들어간 다부진 체격도 그렇다. 체대 입시를 지망하는, 운동 좋아하는 고등학생을 연상케한다.
곳곳엔 사각형 패턴을 더해서 디자인 기조의 연속성은 물론, 위트를 더한다. 해치백 같은 느낌을 주던 스토닉과 달리, 어엿한 SUV의 느낌이다.
이 같은 인상은 측면부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이 그렇고, 볼륨감이 강조된 휠 아치는 물론, 유니크한 형태의 C필러가 이 같은 감각을 더한다.
화려한 전면부와 달리, 후면부는 깔끔한 인상이다. 리어램프의 형상이 유독 돋보이는데, 각도에 따라 다양한 패턴을 보이는 ‘렌티큘러 렌즈’다.
시승 차량엔 적용되지 않았지만, 옵션에 따라 투톤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개성을 더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총 21가지 조합이 가능한데, ‘나만의 차’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세일즈 포인트로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수평 기조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작은 차를 보다 넓게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베뉴도 그렇다. 두 명이 나란히 앉고서야 서로의 팔이 닿는다는 걸 느낄지언정, 좁다는 느낌을 받긴 힘들다.
물론 넓어보이지만, 자칫 밋밋해보일 수 있다. 현대차는 이런 점을 사각형 송풍구 디자인과, ‘T'자형으로 구성된 센터페시아로 강인한 인상을 더했다. 유독 크게 디자인된 볼륨 다이얼도 재밌다.
자칫 밋밋하고, 저렴해보일 수 있는 도어 트림의 플라스틱 소재들은 푸른색으로 물들여놨고, 가죽시트 또한 독특한 패턴을 더해 유니크한 모습이다. 분명 저렴한 소재인데, 저렴하다는 느낌 없이 ‘그럴싸’하게 만들었다.
2열 공간은 누군가를 ‘잠깐’ 태우기엔 부족함이 없다. 5명이 타기엔 부담스럽겠지만, 4명 까지는 괜찮을 것 같다. 물론 운전석과 조수석 탑승자도 시트를 앞으로 조금씩 당겨줬을 때 말이다.
우유부단한 표현이지만, 혼자 타기엔 넉넉하다. 사실, 이 만한 차에서 팰리세이드 같은 공간을 요구한다면, 그건 양심없는거다. 현대차 주장대로 ‘혼자’ 타기엔 충분한 구성이다.
트렁크 공간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위 아래로 분리해 사용할 수 있는 ‘수납형 커버링 쉘프’ 때문이다. 부피가 큰 수화물을 적재할 경우, 커버링 쉘프를 2열 좌석 후면에 수납할 수 있도록 해 기존처럼 차량 외부에 별도로 보관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안전 사양도 꼼꼼히 챙겼다. ‘작은 차는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을 지우기 위함인 듯 하다. 베뉴에는 차로 유지 보조 기능과 전방 충돌 보조, 오토 하이빔, 앞차 출발 알림 기능과 운전자 주의 경고 기능은 기본 적용됐고, 후측방 충돌 경고 시스템과 후방 교차충돌경고 시스템은 옵션 사양으로 선택할 수 있다.
베뉴의 파워트레인은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과 IVT 변속기로 구성된다. 그러니까, 1.6 MPI 엔진과 CVT 변속기의 구성이다. 최고출력은 123마력, 최대토크는 15.7kg.m. 디젤은 없다.
모닝 보다 약 50cm 긴 차라서, 이 만한 차에 1.6리터 엔진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주행 스트레스를 느끼긴 힘들다. 되려 경쾌한 느낌을 준다. 여담이지만, 시승 중 성인 남성 네명이 탄 베뉴가 두 명이 탔던 차를 추월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사실, 엔트리급 차량에 큰 기대를 걸진 않는다. 그래서인지 정숙성이나 승차감도, 달리기 성능도 생각보단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변속기를 수동 모드로 조작할 때의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CVT지만, 수동 모드로 조작할 시 8단까지 가상의 영역이 만들어진다. 엔진 회전 수를 오랫동안 붙잡는 CVT 특유의 패턴과는 달리, 듀얼클러치 변속기 마냥 절도있는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기존의 현대기아차와 달리, 고회전 영역에서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4기통 엔진 특유의 안쓰러운 소리 없이, 나름 ‘조율’된듯한 소리도 인상적이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감각에 가깝다. 스트로크가 짧아서 통통 튀는 느낌을 줄만도 하건만, 방지턱을 넘으면서도, 노면의 파인 곳을 지나도 제법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움직임은 SUV라기보단 해치백에 가깝다. 뒤뚱이지 않고, 생각보다 날래단 뜻이다. 운전을 과시하고 싶을 어린 나이에 탄다면, 마음껏 잡아돌려도 꽤 안정적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반떼, K3를 통해 먼저 선보인 스마트스트림의 효율성은 베뉴에서도 만족스럽다.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를 오르내리는 주행을 했을 때, 복합연비는 15~16km/l를 오르내렸다.
1인 가구는 지난 해 까지 29%의 비중을 보였다. 그리고 점차 늘고 있다.
현대차는 베뉴를 이 29%에 조준했다. 그대로 들어맞는다면, 아마 베뉴는 국산차 판매 1위로 올라설거다. 고객층까지 정확하다면 소제목 같은 인문학 서적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이날 시승회에는 현대차의 이 같은 마케팅 전략에 의구심을 품는 기자들이 많았다. 기자도 이에 동의하지만, 현대차는 그만큼 다양한 고객을 아우르는 SUV 라인업을 갖췄단 설명이다.
내놓으면 팔리는 이 시장에, 사회 현상을 접목한 차를 내놓았다는 건 의미가 있지만, ‘가성비’에선 기아차 스토닉이, ‘개인화’에선 쌍용차 티볼리가 떠오르는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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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베리 뉴 티볼리(Very New Tivoli) 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티볼리 아머(Tivoli Armour)가 지난 2017년 9월에 나오고 약 1년 9개월 정도 지났고, 이제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베리 뉴(very new) 라는 이름으로 문자 그대로 ‘매우 새로운’ 이라는 의미로 나왔다. 이렇게 새로움을 강조하는 이유는 외장보다는 실내에서 바뀐 부분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베리 뉴’로 바뀌기 전의 ‘티볼리 아머’는 이미 2015년 초에 출시된 티볼리에 범퍼에 약간의 변화를 준 모델이었다.
그때의 변화에서 앞 범퍼의 입체감을 강조했었지만, 이번의 변화에서는 수평형 이었던 앞 범퍼 안개등을 다층의 수직형 디자인으로 바꾸었다.
게다가 범퍼 뿐 아니라 후드, 펜더, 헤드램프 등 거의 모든 부품을 바꾸었지만 전체 앞 모습의 변화는 크지는 않다. 개발비를 헛되이 쓴 게 아닐까?
눈에 띄는 건 이전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그래픽이 수평적이었는데, 지금은 중앙으로 오면서 약간 두터워지는 느낌으로 바뀌었고, 그보다 큰 변화는 앞 범퍼 좌우 모서리가 수직 형태임을 더 강조하는 형태 정도다.
달라진 앞 범퍼 디자인은 얼마 전에 나온 코란도의 앞 범퍼와 비슷해 보인다. 물론 이렇게 통일하는 건 쌍용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정책(?)일 수 있지만, 동시에 같이 놓고 비교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티볼리 인지 코란도 인지 한눈에 구분하는 게 쉽지 않다.
사실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정답이 없는 문제이다. 벤츠 역시 S, E, C 클래스가 구분이 잘 안 된다는 비판이 있다. 그렇지만 지프 브랜드는 원형 헤드램프와 세븐 슬럿의 아이덴티티 요소를 다같이 쓰면서도 각각의 차종은 확연히 구분된다.
쌍용 역시 그런 방향이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코란도와 티볼리를 같은 차로 보이게 하는 게 쌍용의 의도였다면 결과는 대 성공이다.
테일 램프에는 면 발광 OLED를 쓰면서 브레이크 등의 그래픽이 마치 세 개의 줄을 그어 놓은 것처럼 바뀌었다. 이전의 테일 램프가 산뜻한 이미지였다면 새로운 테일 램프는 마치 인디언 전사들의 얼굴 문신처럼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뒤에도 범퍼뿐 아니라 테일 게이트와 심지어 뒤 유리까지 모두 바꾸었지만, 바뀌기 전과 후의 차량을 동시에 세워놓고 비교하지 않는다면 한눈에 알기 어려울 정도다.
베리 뉴 티볼리는 실내에서도 큰 변화를 보여준다. 이전의 티볼리 인스트루먼트 패널 디자인이 2000년대 초반의 현대 차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유사했던 걸 의식해서인지, 페이스 리프트 모델임에도 전격적으로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교체했다.
센터 페시아 양쪽으로 갈라져 있던 중앙부의 벤틸레이션 그릴을 가운데로 옮겨놓았고 디스플레이 창도 넓혔다. 운전석 클러스터도 기존의 두 개의 원형 베젤 타입에서 전면 LCD 방식으로 바꾸었다.
그렇지만 클러스터와 같은 높이로 만들어진 센터 페시아 패널은 부담스러워 보인다. 최근에는 벤틸레이션 그릴을 슬림하게 디자인하는 추세이므로, 그에 따라 심플/슬림한 모양으로 했거나, 디스플레이 패널 아래쪽으로 배치해 눈에 띄지 않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티볼리는 국내에서 소형 SUV 시장의 크기를 키우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이 정도의 크기이면, SUV 이기보다는 4륜구동 해치백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지 모른다. 그만큼 다양해지는 소비자의 요구를 하나의 새로운 차종으로 구체화시켰다는 점에서 티볼리의 역할은 적지 않다.
한편으로 쌍용의 소유주 인도의 마힌드라가 이탈리아의 자동차 디자인 전문 기업 피닌파리나(Pininfarina)를 인수했다고 하니 차세대 티볼리는 훨씬 더 나은 디자인이기를 기대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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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베뉴가 쌍용차 티볼리에게 정면 도전장을 던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오는 11일 베뉴(Venue)를 출시한다. 베뉴는 현대차 코나에 이은 두번째 소형 SUV로 이 시장에서 지존으로 불리는 티볼리에 맞서는 셈이다.
지난 2013년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가 소형 SUV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한 이후, 이 시장은 쌍용차 티볼리, 기아차 니로, 스토닉, 현대차 코나 등이 가세하면서 연간 15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이달엔 엔트리급 SUV를 표방하는 현대차 베뉴와 하이클래스를 지향하는 기아차 셀토스(Seltos)가 잇따라 가세하면 올해 소형 SUV 시장 규모는 최소 17만대는 어렵잖게 넘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는 베뉴와 쌍용차 티볼리는 모두 정통 SUV 룩의 탄탄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투톤 루프와 각종 커스터마이징 상품 등을 무기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개성이 강한 젊은 소비자, 특히 첫 차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을 타깃으로 하는 전략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베뉴는 티볼리에 비해 차체 사이즈는 더 작은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시작 가격(M/T 기준)이 베뉴는 1473만원, 티볼리는 1678만원이다.
베뉴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F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등 안전사양이 기본으로 탑재될 것으로 전해진다.
베뉴는 스마트스트림 1.6 가솔린 엔진에 변속 시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한 스마트스트림 IVT(무단변속기)를 결합한 차세대 파워트레인이 적용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베뉴는 세련되면서도 실용적인 삶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엔트리 SUV”라며 “1인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상품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지존으로 평가받는 쌍용차 티볼리에 맞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도전하는 형국이다. 과연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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